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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스즈키 유이)를 읽고

2026년 2월 21일6분 읽기1 조회

26년 2월 독서동아리 개인 발표 자료

임선하(책읽는 꼰대들)

사실 나는 이 책을 파이아키아의 이동진 님이 추천했다는 점에서 바로 사서 읽어 보았다. 그는 평을 하면서 사족을 빼고 본질적으로만 말하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의 평을 요약하자면 단 한 단어로 평한다는 것이다. 이 단어 하나면 다른 말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플로베르가 일물일어설에서 주장했던 것과 같이 작가는 그 상황에 가장 적확한 하나의 표현을 써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나도 그렇다. 과연 그는 이 책에 대해서는 무어라 말했을까? 궁금하다!

그가 찻집에서 우연히 본 문장 "Love does not confuse everything, but mixes=Goethe"의 괴테 원전을 찾아 나선 것은 독일학에 대해서는 최고의 지위를 갖고 있다는 것 때문이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그 근거가 나오지 않자 찾는데 힘을 잃어갈 즈음 도이치가 찾는 괴테의 명언은 아닌 것이 드러나는 사건이 있었다. 괴테로 읽히지만 조물주 또는 신이라는 단어도 Gottes인 것이니까.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를 쓴 스즈키 유이는 정말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 자신이 1년에 1000권의 책을 읽는다고 하니 가히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사실 이 말 속에는 살짝 나의 빈정거림(?)이 들어있다. 하루도 쉬지 않고 하루에 2.7권을 읽는 것이 가능하기라도 한단 말인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읽어나간 이 책은 몇 장을 읽자마자 책장을 덮을 수가 없었다. 모든 이야기들이 종횡으로 잘 짜여져 있고, 인용도 적절한 때와 장소를 가려가면서 처리되어 있었다. 특히 "뛰어난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라는, 잡스가 종종 인용했던 피카소인지 스트라빈스키인지의 말과 "미숙한 시인은 차용하고 숙련된 시인은 도용한다. 좋은 시인은 대체로 먼 옛날의 작품 또는 언어나 분야가 다른 작품에서 인용한다"라는 엘리엇의 말을 바탕으로 한다(203쪽)는 표현은 그 누구도 흉내내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는 정말로 1000권을 읽고 그것들을 자연스럽게 종횡으로 엮어낼 수 있는 능력자였던 것이다.

”결국 작가나 사상가는 어딘가에서 날아온 나뭇잎 한 장으로 자신의 숲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잖아. 그렇다면 우리들 독자 쪽에서도 그 책 중 한 장으로 새로운 사원을 짓지 않으면…………."(168쪽)

책을 읽다가 만나게 된 특별한 경험도 있다. 슈바이처는 괴테를 사상적 스승으로 여겼고 괴테 연구로 1928년에 괴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는 부분이다. 슈바이처가 안정된 교수직과 음악가로서의 명성을 뒤로하고 아프리카 람바레네로 떠나 의료 봉사를 시작한 결정적인 계기 중 하나는 괴테의 《파우스트》였다. 파우스트가 마지막에 찾은 구원은 관념적인 지식이 아니라, 타인을 위해 땅을 개간하고 땀 흘려 일하는 '사회적 활동'이었다. 슈바이처는 괴테가 강조한 "사고하는 사람으로 머물지 말고 행동하는 사람이 되라"는 가르침을 따라, 자신의 지식을 인류를 구원하는 실천적 에너지로 전환했다. 좋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자기가 좋아하는 또 다른 작가를 만나는 일인지도 모른다.

역자의 말도 멋있다. '책속의 괴테의 말처럼 “모든 것은 이미 말해졌고, 우리는 기껏해야 그것을 다른 형식이나 표현으로 되풀이할 뿐"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들은 수없이 들어온 크리스마스 이야기에 여전히 고개를 끄덕이고 한숨을 쉰다. 이미 말로 가득한 이 세계에서도 우리가 여전히 끊임없이 이야기를 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도이치가 "자신의 말을 결코 끝까지 믿지 못하는 남자가 하는 말을 들으며 그 말을 마침내 믿게 되었듯이, 우리가 자신의 언어로 말할 때 그 말은 비로소 진짜가 될 것이다. 모든 것은 말해졌지만 자신의 언어로 다시 말할 때(자기화시킬 때) 진정한 의미를 가진다는 소설의 큰 주제를 다시 떠올려본다.

2001년 생 아주 젊은 작가가 독자들에게 하는 당부의 말이 머리 속을 메운다. 괴테가 (진짜로) 했던 말 한마디를 덧붙입니다.“나는 어떤 독자를 원하는가? 나도, 자신도, 세계도 잊고서 책 속에서만 살아가는, 사념 없이 몰두하는 독자를 원한다." 나도 사족을 하나 덧붙인다. ”그래 가끔은 책 속에서 빠져나와 산을 보고 하늘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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