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로 키우는 창의성: 논술 교육 프로그램 개발기
2007년, 경기도교육청과 함께 창의성 기반의 논술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습니다. 글쓰기와 창의성, 이 둘은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요?
논술과 창의성의 관계
논술은 흔히 "논리적 글쓰기"로 이해됩니다. 주어진 주제에 대해 논거를 들어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것이죠. 그런데 여기서 창의성이 어디에 들어갈까요?
사실 논술의 모든 단계에 창의성이 필요합니다:
- 주제 해석: 같은 주제도 다르게 볼 수 있다 (민감성)
- 논거 탐색: 다양한 관점에서 근거를 찾는다 (확산적 사고)
- 구조화: 효과적인 전달 방식을 설계한다 (정교성)
- 표현: 자신만의 언어로 담아낸다 (독창성)
프로그램 설계 원칙
이 프로그램은 DESK 모형을 논술 교육에 적용한 것입니다. 세 가지 핵심 원칙을 따랐습니다:
원칙 1: 열린 주제
정해진 답이 있는 주제 대신, 여러 관점이 가능한 열린 주제를 사용합니다.
"학교 급식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vs "학교 급식의 장단점을 서술하시오"
첫 번째 질문은 학생의 창의적 사고를 자극하고, 두 번째는 정보 나열에 그칩니다.
원칙 2: 과정 중심
완성된 글보다 글을 쓰는 과정을 중시합니다:
- 아이디어 생성 단계: 브레인스토밍, 마인드맵
- 조직화 단계: 개요 작성, 구조 설계
- 초고 작성 단계: 자유롭게 쓰기
- 수정 단계: 동료 피드백, 자기 검토
- 완성 단계: 최종 다듬기
원칙 3: 협력적 글쓰기
혼자 쓰는 것이 아니라 함께 쓰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모둠별로 주제를 탐구하고, 서로의 글을 읽고 피드백을 주고받습니다. 이는 4C 모델의 Cooperative 요소와 연결됩니다.
실제 수업 활동 예시
활동 1: 관점 바꾸기
같은 사건을 다른 인물의 관점에서 서술해 봅니다.
- "콩쥐팥쥐"를 팥쥐의 관점에서
- 역사적 사건을 패자의 관점에서
- 뉴스 기사를 다른 이해관계자의 관점에서
활동 2: 가정법 글쓰기
"만약 ~라면?"이라는 가정을 통해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 만약 중력이 없다면 학교는 어떻게 달라질까?
- 만약 내가 100년 후에 태어났다면?
- 만약 이 기술이 없었다면 역사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활동 3: 문제 해결 논술
실제 지역 사회의 문제를 주제로 해결책을 제안하는 글을 씁니다.
- 문제 발견 (탐방, 인터뷰)
- 원인 분석
- 해결책 브레인스토밍
- 최선의 해결책 선정 및 논증
- 실현 방안 제시
적용 결과와 시사점
이 프로그램을 적용한 학교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관찰되었습니다:
- 글쓰기에 대한 흥미 증가
- 다양한 관점 수용 능력 향상
- 협력적 소통 능력 발달
- 자기 표현에 대한 자신감 증가
무엇보다 학생들이 "글쓰기가 재미있다"고 말하기 시작한 것이 가장 큰 성과였습니다.
글쓰기는 생각을 정리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입니다. 창의적 글쓰기 교육은 학생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용기와 기술을 동시에 길러줍니다.
태그
관련 글
창의성 연구 22년: 1989년부터 2011년까지
1989년 '교육 내용으로서의 창의적 사고'부터 2011년 4C 모델까지, 22년간의 창의성 연구 여정을 돌아봅니다.
창의지성교육을 위한 몇 가지 생각: 2011년 워크숍 회고
2011년 경기도교육청 창의지성교육 추진단 워크숍에서 발표한 내용을 바탕으로, 창의성과 지성의 통합 교육에 대한 생각을 정리합니다.
창의성은 측정할 수 있는가: 평가 척도 개발 연구
2004년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함께 수행한 창의성 평가 척도 개발 연구의 배경과 주요 발견을 공유합니다. 창의성은 측정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탐구입니다.